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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의 새로운 걸작!
허트로커 (the hurt locker, 2008)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
출연/ 제레미 레너 (제임스 역) –- 2010 전미비평가 협회 남우주연상.
안소니 마티 (샌본 역)
2009 LA비평가 협회 작품상, 감독상
2009 뉴욕비평가 협회 작품상, 감독상
2010 전미비평가협회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2010 미국프로듀서조합(PGA) 최고작품상
미 타임지 선정 올해의 영화 TOP 10
캐서린 비글로우 누님이 돌아왔다.
아주 화려하게!
누님이 만든 영화들.
K-19(2001), 스트레인지 데이즈(1995), 폭풍 속으로 (1991), 블루스틸 (1990)
헐리웃 여성 감독 중 가장 파워풀한 감독임에 틀림없다.
(제임슨 카메룬 형님의 전처이기도 하죠.)
초기 반짝, 근래 시들해지고, 현재 아예 존재감조차 없던 그녀가
꽝~~~ 엄청난 영화를 들고 화려한 컴백을 한 것이다.
장소는 이라크 바그다드.
고대 메소포타미아 이래 서아시아에서 손꼽히는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이다.
중세 아랍 이슬람제국의 수도이며 '신밧드의 모험', '알라딘과 요술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등 어릴적 한번쯤 읽어봤던 '천일야화'의 발생지이다.
"문명발상지에서 일어난 문명충돌"
지난 2003년 4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이 시작된 이후 영국의 일간지 더 타임즈는
이런 제목으로 '인류는 어쩌면 아프리카에서 탄생했을지 모르지만 문명이 생겨난 곳은
이라크'임을 강조하면서 기독교 문명을 대표하는 미영연합군이 다름 아닌
인류문명의 요람을 맹폭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이상향인 '에덴동산이 바로 이 지역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그들이 돌아가야할 이상향이 바로 기독교 문명인들에 의해 파괴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솔까말, 전쟁의 원인.
세계 제2의 석유매장량을 보유한 것이 오히려 비극의 원인이 되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미군을 포함한 5천명의 연합군이 사망했고
이라크인은 6만명 정도가 죽어갔다.
바로,
이 곳에 캐서린 비글로우가 카메라를 들이댄 것이다.
(그 누가 기대했겠나)
그러나 결과는 놀랍게도 긴장감, 스릴, 현장감 100% 로
또 다른 '지옥의 묵시록'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이라크의 현재를 가감없이 직면한다.
대규모 전투씬과 람보같은 전쟁 영웅은 애초에 등장하지 않는다.
허트로커는 무슨 뜻일까?
'상처받은 개인물품보관함' 쯤으로 직역될 수 있는데
주인공 제임스의 심리상태를 표현한 것이라고 본다.
그는 제거한 폭탄의 뇌관이나 전선같은 것을 자신의 보관함에 모아 둔다.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 – 크리스 헷지스"
영화 도입부 자막은 영화의 모든 것을 설명해준다.
화면의 시작은 이슬람틱한(?) 음악이 흘러나오면서 탐사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초반부터 긴장감이 장난 아니다.
아울러 효과적으로 사용된 폭발 고속촬영(슬로우모션)은 정말이지 압권이다.
이 사고로 톰슨(가이 피어스 역)은 죽고 새로운 분대장 제임스가 온다.
(문제의 주인공 제임스 분대장.)
그런데 이 남자, 문제다.
오자마자 박격포 공격을 대비해서 막아놓은 숙소 검은 막을 치워버리고
탐사로봇 대신 직접 몸으로 하는 걸 좋아한다.
부하들은 이런 그가 위험하게 느껴진다.
부하들의 소망은 단 하나, 복무 후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
제임스 이 양반, 나중엔 심지어 보호장비까지 벗어던지고 맨 몸으로 폭탄제거 작업을 한다.
(폭탄이 설치된 차가 현대 EF 소나타이다.)
부하들이 그를 미친 놈이라고 여기는 것은 당연.
(부하 샌본이 제임스의 아구창을 날린다. 너땜시 불안해서 못 살겠어)
그러나 제임스는 탁월한 폭탄제거 요원.
그가 해체한 폭탄의 수만 873개에 이른다.
"어떻게 해야 폭발물을 그렇게 해체할 수 있는 건가?" 라는 상관의 질문에
"안 죽으면 됩니다." 아무 꺼림김없이 답한다.
그러나 그도 그저 연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제임스가 숙소에 홀로 있을 때 듣는 노래는 메탈 밴드 ministry의 fear (is big business) 이다.
(어김없이 고속촬영이다. 괜한 폼이 아니라 효과적으로 쓰였다.)
영화 중반부. 벌판에서 벌어지는 대치전.
적들은 작은 초소같은 건물 안에 숨어있다.
약 13분동안 이 장면이 펼쳐지는데 긴장감이 최고조에 다른다.
(어느 전쟁씬보다 강렬하고 인상적이며 짜릿한 경험을 맛볼 수 있다.)
로테이션 근무를 마치고 고향 집으로 돌아간 제임스.
아들 재롱도 보고, 집도 수리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마트의 수 많은 종류의 시리얼. 제임스는 오히려 현실이 당혹스럽다.
대한민국 정부는 오는 7월 1일부터
아프가니스탄에 파견하는 내용의 파병 동의안을 확정했다.
병력은 6개월마다 교대한다.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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