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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5) 아내는 두 남자 중 누구를 더 사랑할까 '신이 맺어준 커플'




 

★★★★1/2

 

 

 

 

 

아내는 두 남자 중 누구를 더 사랑할까

 

신이 맺어준 커플 2008

 

 

연출/ 아딧야 초프라

출연/ 샤룩 칸, 아누쉬카 샤르마

 

 

 

퀴즈 하나.

지구상에 영화를 가장 많이 만드는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

아니다. 인도다!

 

영화산업 규모로는 미국이 최고지만 제작편수는 인도를 따라 갈 수 없다.

(미국은 연간 700, 인도 1000, 우리나라 50편 정도)

미국에 '헐리우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발리우드'가 있다.

 


 

(발리우드 Bollywood는 봄베이(Bombay)와 할리우드(Hollywood)를 합친 합성어.

봄베이는 지금의 뭄바이.)

 

 

 

인도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음악이다.

그래서 인도배우의 필수 스펙이 춤이다.

춤을 못 추는 인도배우는 없다.

 

 

 

마살라 영화. 인도영화를 일컫는 다른 말.

인도는 언어만 600여 가지인 다언어 문화권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쓰인 게 춤과 노래.

인도인들이 음식을 요리할 때 양념(마살라)을 넣듯이 영화 흥행을 위해 각본보다는

노래와 춤을 중시하는 영화를 뜻한다.

거기에 권선징악, 해피엔딩의 스토리. 러닝타임은 보통 세시간에 이른다.

 


 

퀴즈 둘.

우리나라 국민배우가 '안성기'라면 인도의 국민배우는 '오중'이다?

그렇다.

 


 

                   (권오중                                         정말 닮았다                               샤룩 칸)

 

 

샤룩 칸은 인도의 초대형 국민배우.

2008년 뉴스위크에서 선정한 ‘세계 영향력있는 인물 50인’에 포함되었으며,

인도에서 2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의 전속모델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현대자동차가 등장한다.)

그는 1년에 30편이 넘는 영화를 찍는다.

(놀라지 마시라. 신성일은 우리나라 영화의 황금기 시절인 1960년대에 연간 50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제,

본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

이 영화는 한 마디로 놀랍게 재밌다.

스토리가 기막히다.




 

 

 

수리(샤룩 칸)는 타니(아누쉬카 샤르마)를 집으로 데리고 들어온다.

부부 같아 보이는데 어딘가 어색하다.

이때, 수리의 나레이션 흐른다.

“나는 그녀를 어제 처음 보았다.

어디서 봤을까.

그녀의 결혼식장이다.

 

수리는 타니의 아버지가 자신의 스승이었기 때문에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하고,

타니의 신랑과 가족들은 타고 온 버스가 전복되면서 모두 사망하고 만다.

타니의 충격은 핵폭탄급.

그러나 정작 충격으로 쓰러진 사람은 타니의 아버지다.

그는 아끼는 제자 수리에게 무리한 부탁을 한다.

자신의 딸과 결혼해 줄 수 있냐는 것.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안 것이다.

수리는 그의 말도 안 되는 부탁을 받아들인다.

?

수리는 타니를 처음 본 순간, 그녀에게 반했기 때문이다.

후다닥 둘은 결혼식을 올린다.

수리가 타니를 데리고 집에 오는 장면에서 둘의 사이가 어색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리는 타니를 사랑하지만 용기있게 다가가지 못하고

타니 또한 사랑의 상처로 인해 쉽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현대차 지붕에서 춤과 노래. 가사내용: 부드럽게 달콤하게 천천히 사랑은 다가올 거에요.)

 

 

미용사인 절친 보비는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수리의 사연을 듣고

‘사랑 이야기’를 새로 쓰는 작전을 펼친다.

다름아닌 수줍고 얌전한 수리를 ‘마초 라지’로 탄생시키는 것.





 
              (양반 수리)                                                                   (양아치 라지)

 

 

 

 

라지로 변신한 수리는 타니가 다니는 춤 학원에 들어가서

그녀에게 접근하다.

 

 




 

( 타니는 변신한 그를 못 알아본다.)

 

 

 

처음에,

수리는 양아치 같은 그가 맘에 들지 않았으나 솔직한 라지에서 점점 매력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사랑은 늘 즐겁기만 한 걸까

수리에게 사랑은 고통과 비례한다.

수리가 아닌 라지를 사랑하는 아내, 타니 때문에 괴로워한다.

타니 또한 라지를 사랑하게 되면서 수리를 배신하는 것에 고통을 느낀다.

 

결국,

타니는 ‘수리’와 ‘라지’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

 

2시간 45분의 긴 런닝타임 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지길 바랬을 정도로

놀랍고, 흥겹고, 그리고 슬펐다.

 


 


( 화려한 색감의 세트 군무 장면, 율동과 가사에 절로 흥이난다.) 

 

 

"우리는 사랑의 길을 여행 중에 길에서 다시 만날 거에요."

이것이 '신이 맺어준 커플'의 테마이다.

 

 

 

P.S   내 여동생은 이 영화를 보고 샤룩 칸의 팬이 되었으며

          그를 보기 위해 인도여행을 갔다왔다. 이런…

          (물론 샤룩 칸을 못 보고 돌아왔다.)

          동생은 인도여행 중 현지인과 이 영화에 대해 얘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지인은 이 영화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아무리 그래도 남편을 몰라보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게 이유였다.

          우리에겐 막장 '아내의 유혹'이 몽골에선 시청률 80%가 넘는 국민드라마가 된

          이유와 같은 것인지 모른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