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에 항상 답이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답을 맞추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포인트."
출제를 하는 자들.
그들은 온갖 함정을 파놓고 문제를 낸다.
물론 정답은 있다.
그러나 그 답을 30문제 연속 맞추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133억이 걸린 퀴즈쇼.
방송사는 퀴즈왕 탄생을 원하지 않는다.
쇼는 계속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뒤죽박죽 요절복통 코미디
루저들의 퀴즈게임은 그렇게 시작된다.
초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두서없이 주고 받는 대사들.
때론 오버라고 느껴지지만 장진답다.
장진의 초기영화를 무척 좋아했다.
<간첩 리철진>, 슈퍼 돼지를 위해 북에서 침투한 간첩 유호성이
고삐리에게 주먹 쓰는 방법을 알려주고
총 등 간첩의 필수도구를 강도들에게 강탈당한 택시 씬에서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움을 봤다.
<아는 여자>, 야구선수 동치성은
공을 잡아 주자를 아웃시키지 않고
관중을 향해 던진다.
저래보면 어떨까 하는 비현실을
장진은 환상으로 치환해 실현했다.
놀라운 글빨.
독보적인 상상력에 많은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박수칠 때 떠나라>, <거룩한 계보> 에서
좀 이상해지더니 <아들>과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장진은 실종되고 말았다.
다작으로 인해 에너지와 재치가 고갈된 듯 보였는데
<퀴즈왕>을 통해 그의 유머가 아직은 살아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퀴즈왕>은 분명 호불호가 분명한 영화일 수 밖에 없다.
많은 것을 벌려놓고 정리를 못했다.
그러나 그게 장진답다.
그는 분명 '왜' 보다는 '어떻게'가 더 중요한 감독이다.
어설픈 화면이 자꾸 신경쓰이지만
그만한 재주꾼도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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