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브라더스>

젤릭 2010. 3. 30. 00:48


★★★★☆

( 잘 만든 포스터. 심플한 디자인에 나탈리 포트만을 분할하면서
이 영화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보여주지만
'사랑과 전쟁'으로 오해받기 쉬운 오점도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줘! <브라더스>


감독/ 짐 쉐리단
출연/ 토비 맥과이어(샘 카힐), 제이크 질렌홀(토미 카힐), 나탈리 포트만 (그레이스 카힐)


<나의 왼발>, <아버지의 이름으로>를 연출한 명감독 짐 쉐리단이 돌아왔다.
그것도 화려한 출연진과 함께.
나탈리 포트만과 제이크 질렌홀의 연기는 예의 그렇듯 훌륭했고 무엇보다 토비 맥과이어의 연기가 뛰어났다.
자상한 남편, 아들, 아빠에서 혼이 나간 군인의 역할까지 짝짝짝~ 박수를 받을 만한 연기력을 선보였다.




                     형 샘                                               동생 토미                                   샘의 아내 그레이스            



아무 런 문제가 없는 미국의 화목한 중산층 가족.
샘은 직업군인이며 사랑하는 아내, 그레이스와 토끼같은 두 딸이 있다.
신경이 쓰이는 문제라면 은행을 털어 감옥에 간 동생 토미.

영화의 시작에서
동생 토미는 형기를 마치고 출소하고 형 샘은 이라크 전장으로 떠난다.
샘은 작전 중 부대원 전원이 죽고 부하 조와 함께 단 둘이 생포되는데......
샘은 살기 위해 조를 죽이고 만다.





(샘의 장례식)

한편 가족들에게 샘은 작전 중 전사한 것으로 통보되고 장례식까지 치른다.
슬픔에 휩싸인 형의 가족을 토미가 돌보게 된다.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샘.
가족들은 놀랍고 반갑지만 샘은 이미 변해있다.
월남전에 참전했던 그의 아버지 처럼 말이다.
폭력적이였던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간다.
전쟁은 이렇듯 각 개인에게도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를 남기는 법이다.

샘은 토미와 그레이스가 바람을 피웠다고 의심하고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도 폭력적으로 변한다.
가족들이 놀라는 건 당연하고 그렇게 변한 자신조차 믿기 힘들어진다.

그레이스와 토미는 도대체 이라크에서 무슨 일이 있었길래
당신이 이렇게 됐는지 말해달라고 하지만 샘은 침묵할 뿐이다.

사태는 점점 파국으로 이어지고
샘은 가족이 낯설어지고 무엇보다 자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진다.






샘의 아버지: 베트남 참전 뒤 엄마를 대하기 힘들었어.
                  괜히 너희들한테 화풀이했지.
                  이유는 몰라. 조언이 필요하면 말해.

샘의 아버지도 아들이 이상해졌다고 느낀다.







샘의 부하 조의 부인으로 출연한 캐리 멀리건.
이때만해도 단역이었지만 <언 애듀케이션>에서 놀라운 연기로 단숨에 주목받는다.




조의 부인: 그의 임종을 보셨나요?

샘은 못 봤다고 거짓말을 한다.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는 그레이스의 표정을 보라. 의심하고 있다.)


샘은 아내와 동생의 관계을 의심하는 자신에 분노하고, 절망하고,
급기야 총으로 자살하려고 한다.




샘: 모든 게 혼란스러워.




토미와 그레이스, 가족들은 전장에서 샘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군병원에 입원한 샘.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샘: 조를 내가 죽였어.


샘은 그레이스에게 울면서 이라크에서 살기 위해 조를 죽였다고 고백한다.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레이스는 말없이 울면서 샘을 포옹한다.



다소 비약적으로 말하자면
천안함 사태를 보면서
이명박 정부에게 묻고 싶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다오.

해군이 3일동안 찾지못했던 함미를
어부가 발견하고
아직까지 사고 원인 조차 파악을 못하고 있다.
이게 내 조국이라는 현실이 부끄럽고 창피할 뿐이다.

샘은 죄의식으로 인해 말을 못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그건 아닌 것 같다.
애당초 죄의식조차 있을리가 없는 정부이다.

아무런 죄없이 죽어간 군인들과 위로되지 않는 유가족, 그리고 국민들이 불쌍할 뿐이다.
이 놈의 정권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제발 말해달라. 무슨 일이 있었는지!!!!